소프트뱅크 그룹, 58.3억 달러에 엔비디아 지분 전량 매각…OpenAI 투자로 전면 전환하며 AI 거품 논란 촉발

November 12, 2025
Soft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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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일본의 기술 투자 거물 소프트뱅크 그룹(SoftBank)은 2025년 10월 미국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NVIDIA) 지분 전량을 매각하여 58.3억 달러를 현금화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AI 칩 분야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를 두 번째로 완전히 청산한 것으로, 회수된 자금은 오픈AI(OpenAI)에 대한 최대 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거래 세부사항

소프트뱅크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11월 12일 발표한 2025회계연도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 3,210만 주 전량을 매각해 58.3억 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매각 단가는 주당 약 181.58달러로, 엔비디아 주가 사상 최고치인 212.19달러보다 약 14% 낮은 수준이었다.

동시에 소프트뱅크는 다른 주요 자산 매각 계획도 공개했다:

  • T-Mobile 지분 일부 매각으로 91.7억 달러 확보
  • 독일 텔레콤(Deutsche Telekom) 지분 일부 매각으로 23.7억 달러 확보
  • Arm 지분을 담보로 한 마진론(Margin Loan)을 135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확대

전략 전환: AI에 전력 투구

소프트뱅크의 요시미츠 고토(Yoshimitsu Goto) CFO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11월 12일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매각이 엔비디아의 전망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 아니라 “자산 화폐화(asset monetization)”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재무적 역량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픈AI 투자 계획

소프트뱅크 창업주 손정의(손 마사요시)는 다음과 같은 야심 찬 AI 프로젝트들을 추진 중이다:

  • 오픈AI에 225억 달러 투자하여 지분율을 4%에서 11%로 확대
  • 오픈AI 및 오라클(Oracle)과 함께 5,000억 달러 규모의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참여
  • 애리조나주에 1조 달러 규모의 AI 제조 센터 건설 계획
  • 65억 달러에 미국 칩 설계사 앰페어 컴퓨팅(Ampere Computing) 인수
  • 54억 달러에 ABB의 로봇 사업 부문 인수

견고한 재무 성과

오픈AI의 평가액 급등으로 인한 평가이익 덕분에 소프트뱅크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한 2.5조 엔(약 166억 달러)을 기록하며 2022년 7~9월 이후 최고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이 중 비전펀드(Vision Fund)는 오픈AI 지분 가치 상승으로 인해 2.16조 엔(약 190억 달러)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는 또한 2026년 1월 1일 1주를 4주로 나누는 주식 분할(1:4 스플릿)을 시행할 예정이며, 이는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2025년 이후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미 거의 3배 상승했으며, 투자자들은 소프트뱅크를 오픈AI 성공의 대리 투자처로 간주하고 있다.

역사의 반복과 시장 반응

이번은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지분을 완전히 청산한 두 번째 사례다:

  • 2017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엔비디아 지분 40억 달러어치를 매입
  • 2019년 1월: 전량을 36억 달러에 매각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1,500억 달러 이상의 가치)
  • 2020년: 다시 지분 매입 시작
  • 2025년 10월: 다시 전량 매각하여 58.3억 달러 수익 실현

시장의 반응은 신중했다. 이 소식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약 3% 하락했고, 소프트뱅크 주가는 도쿄 거래 시간 중 2%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가 엔비디아의 전망에 대한 우려보다는 소프트뱅크의 막대한 AI 투자 야망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 확보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금 조달 격차의 도전

MST Financial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깁슨(David Gibson)은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뱅크가 현재 약 1,13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으나 실제 자금 조달 능력은 585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를 메우기 위해 소프트뱅크는 공격적인 자금 조달 전략을 펼치고 있다:

  • 보유 지분 자산 매각
  • 채권 발행
  • 오픈AI 투자를 위한 85억 달러 규모의 브릿지 론(Bridge Loan) 확보
  • 앰페어 인수를 위한 추가 브릿지 론 마련

AI 버블 논란

소프트뱅크의 매각 타이밍은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커지는 시점과 맞물렸다. 메타(Meta)와 알파벳(Alphabet)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향후 몇 년간 AI 분야에 1조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 수익률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AI 버블 존재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고토 CFO는 “현재 우리가 AI 버블 안에 있는지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AI 투자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변혁적 기술의 가치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지속되는 협력 관계

전량 지분을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 간의 사업적 연결 고리는 여전히 긴밀하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다수 기업들이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포함한 여러 AI 인프라 프로젝트 역시 엔비디아 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뉴 스트리트 리서치(New Street Research)의 애널리스트 롤프 볼크(Rolf Bulk)는 “이는 엔비디아에 대한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으로 해석되어선 안 되며, 소프트뱅크가 10~12월 분기에 최소 305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망

소프트뱅크는 “인공 초지능(Artificial Superintelligence) 시대의 제1 플랫폼 제공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ARM과 오픈AI라는 쌍두마차를 통해 손정의는 AI 혁명의 중심에 서고자 한다. 그러나 공격적인 자금 조달 전략과 막대한 투자 약속은 시장에서 재무적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산업이 계속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소프트뱅크의 이번 전략적 전환은 그들의 변신 이야기에서 중요한 장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시장은 이 일본 기술 거물이 “올인(all-in)”한 AI 전략을 통해 새로운 영광을 이룰지, 아니면 과거의 투자 실패를 되풀이할지 주목할 것이다.